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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여성 4명 중 1명 '심장병' 발생 위험 증가

폐경여성 4명 중 1명 '심장병' 발생 위험 증가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0.09.0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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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 콜레스테롤 변화 때문...당뇨병 환자는 더 위험
학계 "유방암 걱정 말고 호르몬치료 적극 받아야"

▲ 4일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 34차 대한폐경학회 추계학술대회.
폐경 후 여성의 심혈관 위험도가 무려 25%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호르몬치료의 유방암 부작용이 여전히 논란이지만, '삶의 질'을 고려할 때 치료 받는 쪽이 훨씬 더 유익하다는게 학계의 중론이다.

박성지 성균관의대 교수(심장내과)가 4일 제34차 대한폐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폐경 후 난소의 기능이 저하되면 혈중 지질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실제로 여러 역학연구 결과 혈중 총콜레스테롤(TC),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중성지방은 10~20% 증가하고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은 10% 정도 감소해 폐경기 이전 10~13%이던 저밀도 LDL 비율이 폐경 이후에는 30~49%로 증가한다.

이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여성 호르몬이 지질대사에 미치는 영향 때문. 박 교수는 "혈중 콜레스테롤이 1% 증가할 때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2% 증가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폐경 후 약 25%의 심혈관 위험이 증가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폐경 후 여성에서 고혈압 환자가 증가해 노인 여성의 심장질환·뇌혈관 질환의 발생 및 사망률을 높이는 중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당뇨병 환자가 남성에 비해 심혈관 질환에 더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 역시 높은 혈압과 혈중지질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폐경 여성의 심장질환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치료를 받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 가천의대 한승환 교수(심장내과)는 "심근경색 이후 사망률은 특히 젊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높은데,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이나 스텐트 시술에서 단기적 예후가 여성에서 좋지 못하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여성의 경우 미세혈관 협심증이 많으며, 심외막 관상동맥의 심각한 협착이 진행된 경우 동반될 수 있는 미세혈관 기능의 장애로 인해 예후가 나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병구 성균관의대 산부인과 교수
고혈압·골다공증 등 폐경 여성들이 겪는 이른바 갱년기 증상 치료에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치료법이 오래 전부터 실시돼오고 있다. 그러나 여성호르몬 요법이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주장과 그에 대한 반론이 여전히 학계에서 논쟁 중이어서 여성은 물론 일선 의사들도 선뜻 선택하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박우찬 가톨릭의대 교수(외과)는 "최근 서구에서 유방암이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폐경 여성에 대한 호르몬치료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유방암의 고위험성 여성의 유방암 발생을 줄이기 위해 항에스트로겐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유방암 고위험성 여성에 호르몬치료는 시행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 만으로 호르몬치료의 우수한 효과를 포기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 학계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환자 개인별로 치료 시기와 용량을 조절하면 부작용 없이 우수한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고려의대 김탁 교수(산부인과)는 "유방암 고위험군 여성이라 할지라도 호르몬치료가 유방암 발생을 더 증가시키지는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며 "환자의 이득과 손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통해 호르몬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한폐경학회 윤병구 학술위원장(성균관의대 산부인과학·사진)는 "호르몬치료는 환자의 나이와 증상에 따라 효과가 다르며, 치료의 시작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환자 개인별 맞춤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교수는 "최근 호르몬치료가 폐경 여성의 전체 사망율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면서 "어떤 것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일 열린 대한폐경학회(회장 김진홍·청화병원) 총회에서는 차기 회장에 박형무 중앙의대 교수가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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